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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5 성 도사는 옆구리에서 명함 크기만한 시꺼먼 물건을 꺼내 한참 들여다보았다

…… 결혼하면…. 아이는 낳을 수 있나요?"소희가 눈물을 수습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성 도시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 속에는 불안이 잔뜩 도사리고 있었다.

아이를 낳고 싶은 여자가 그렇게 몸을 함부러 굴려?""........"


지금부터 몸을 옥처럼 다루면 자식을 낳을 수 있어. 아들 하나딸 하나야! 그 이상은 없어. 소희는 건강한 아이들을 낳고 싶으면 일단 몸을 회복한 후에, 다시는 악화되지 않도록 무척 신경을 써야해. 또다시 몸이 지금 상태로 나빠진다면 영영 회복이 불가능할 거야.

요즘 세상은 옛날과 많이 달라. 사람들은 의학이 발달해서 웬만한 병은 쉽게 고칠 수 있다고 믿고 있는데 그건 그렇지가 않아. 의학이 발달한 만큼 병도 복잡하게 늘어 약발도 침발도 받지 않게 되었단 말야. 그만큼 땅과 하늘이 오염이 되어 있어서 인간 자체내에 있는 병에 대한 면역성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거야.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오염된 땅에서 난 음식을 먹으니 인간의 체질 자체가 변할 수밖에. 기형아를 낳고 싶지 않으면 무절제한 성생활을 청산하고 몸 안의 불순물을 걸러내서 건강한 아이가 태어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하는 거야.

어떤 철없는 여성은 내가 몇 마디 싫은 소리를 했더니, 병원에 가서 초음파로 기형아 선별검사를 받은 뒤 기형아면 떼고 정상아면 낳으면 되죠! 하고 서슴없이 끔찍한 말을 하던데 그런 어리석은 사고방식이 어디 있어? 몸이 무슨 부속품을 만들어 내는 공장인가? 설령 그 아가씨 말대로 기형아를 배서 떼었다고 하자 말야.
그 다음에 아이를 가지면 그 아이가 정상이일 것 같나?

천만에! 정상아가 나올 수밖에 없는 몸에선 정상아가 나오는 거고 기형아가 나올 수밖에 없는 몸에선 기형아가 나오는 거야. 현재는 과거의 씨앗이 발아한 결과고 또한 미래의 씨앗이 되는 거야. 오늘을 게으르게 사는 자가 내일 잘 살기를 바란다면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받듯이, 무절제하게 사는 여자가 내일 건강한 아이를 낳기를 바란다면 비웃음을 받을 수밖에 없는 거야. 안 그래?”

…….’

그럼 지금부터 당장 술, 담배를 끊고 약도 가능한한 절제해서 먹어. 의약품을 남용하면 신체를 구성하고 있는 기본 질서가 깨져 정말로 약이 필요할 때 약을 먹어도 약이 듣지 않게 돼! 다른 사람은 한 알 먹으면 낳을 수 있는 감기에도 열 알, 스무 알을 먹어야 하니, 그래 가지고 신체가 버티겠어?”

성 도사가 탁자 위에 놓여 있는 담배곽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때 새 울음 소리 같은 것이 두 번 울렸다.

믿기지 않겠지만 담배도 잘 피면 이독제독(以毒制毒)이야. 아황산가스나 일산화탄소를 마시고 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담배를 피우게 되었지. 그렇다고 담배가 몸에 좋다는 얘기는 아니야? 특히, 소희는 담배 피면 안 돼!”

성 도사는 옆구리에서 명함 크기만한 시꺼먼 물건을 꺼내 한참 들여다보았다. 삐삐였다. 누가 전화를 한 모양이었다. 그는 신기한 물건을 손에 쥔 원숭이처럼 미간을 모으고 삐삐를 이리저리 돌려보았다.